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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데이터센터를 위한 직류(DC) 차세대 전력망의 역할

1.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대와 직류(DC) 전력망

 

최근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인공지능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해 전력 인프라 측면에서 새로운 부담을 야기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4년 전력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전체 전력소비의 약 1~2% 수준이었으나, 2026년에는 3~4%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602~1,050TWh에 달하는 사용량으로 일본의 연간 전력수요와 맞먹는 규모다.

 

국내 역시 데이터센터가 총 전력소비의 약 1.7%를 차지하며 2030년경 최대 4.4%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 대규모 전력 인프라 확충과 탄소중립 이행 측면에서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직류(DC) 기반 전력망은 기존 교류(AC) 중심 송배전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DC 전력망은 전력 전송 효율이 높고 다수의 분산전원(태양광, 풍력 등)과의 연계가 용이하므로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DC 배전 구조는 기존 AC 대비 전력 손실이 적고 배전 및 변환 설비를 단순화해 전기적 손실과 냉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절감함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스위스 제네바의 전력기기 전문기업 Sécheron은 MVDC 기반 데이터센터용 정류기 및 차단기 기술을 개발해 기존 대비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영국의 Angle-DC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33kV AC 배전망을 ±27kV MVDC로 전환해 동일한 케이블로 약 40% 이상의 전력 전송량 증대를 실현한 바 있다. 이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 적용 가능한 유의미한 실증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한국에서도 국내 최초의 DC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4월 ㈜한화 건설부문, LG전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 서울 영등포구에 신축 중인 한화 데이터센터 일부 구간(총 10MW 규모 부하 중 1MW)에 직류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전력소비 절감형 DC 데이터센터’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AC로 수전한 뒤 각 IT 장비와 설비 단위에서 DC로 변환해 사용하지만, 본 사업에서는 한전이 배전단까지 저압 직류(LVDC)를 공급하고 서버와 냉각장치 일부를 DC 전용으로 운영한다. 그 결과 전력 변환 손실이 최소화되고 냉각 효율이 개선돼 약 1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DC 기반 전력망(MVDC 등)은 고효율·저탄소·고신뢰성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의 경제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외적으로 관련 기술개발 및 정책 지원, 표준화 선점에 힘쓴다면 인공지능 시대의 에너지 기반을 확보하는 전략적 과제로서 DC 전력망 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2.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관련 정책 현황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대용량 전력 공급이 필수이므로 특정 지역에 부하가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국내 전체 데이터센터의 70% 이상이 이미 전력 소비가 집중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고, 신규 데이터센터 역시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전력망의 여력은 한계에 이르러, 10MW를 초과하는 전력 신규 신청은 계통영향평가를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격한 접속 제한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전력계통 용량 부족으로 대용량 데이터센터의 추가 연결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는 기존 교류(AC) 중심 전력망의 한계를 보완하고 전력 공급 병목을 풀기 위한 다각도의 전략을 추진 중이다. 먼저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은 수도권 수요 집중과 비수도권 재생에너지 공급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서해안 권역에 HVDC 기반 장거리 송전망 건설 등 대용량 송전 인프라 확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수용성 등의 문제로 표준 공정 기간(345kV 기 준 9년)보다 10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가 흔할 정도로 추진이 더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기적으로 ESS와 수요반응(DR) 등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접목해 기존 송전망의 활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실시간 제어로 전력 흐름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은 한정된 송전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돕고, 재생에너지 발전 변동성에 대응해 계통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이러한 송전 병목 완화의 보완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배전 단계에서의 혁신, 즉 AC/DC 하이브리드 전력망 도입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직류 배전 실증사업을 통해 DC 적용 효과를 입증해왔으며, 2024년에는 산·학·연·관 45개 기관이 참여하는 Korea DC Alliance(K-DCA)를 출범시켜 DC 생태계 기반 마련과 국제 표준화 추진에 나서고 있다. 한전이 축적한 오랜 직류 연구·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결성된 K-DCA는 분산형 직류 배전망 기술 개발에서부터 제도 정비까지 산·학·연·관의 협력을 도모함으로써 향후 배전망의 AC/DC 병행 운용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승환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책임연구원 keaj@kea.kr

​출처: 전기저널 (http://www.keaj.kr/news/articleView.html?idxno=6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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